천우이야기/빈집의 낙서

이 강산 2009. 10. 16. 18:28

산이 옷을 갈아 입나보다,

 

매일 아침....

" 안녕~"

인사를 하는  산이  옷을 갈아 입고 있었나보다.

 

수줍은 새색씨..

새신랑앞에서 부끄럼타며 갈아입는 옷도 아니고....

 

보란듯이 버젓히

낮이고 밤이고  조금씩 조금씩  옷을 갈아입고 있었나본데

난  그걸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

 

" 너의 그 파아란   온통  푸르른  옷은  어디에  두고~~ "

 

" 네가  올 것 같아서~~~"

 

무성한 나뭇잎새.

짙푸른 숲속에 찾아드는 이 없어  기다리다 못해  옷을 갈아입나보다.

하기야  이 맘때  옷을 갈아입기를 기다려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오죽 많으랴.

 

옷은 참 묘하다.

분명 누군가의 껍질일뿐인데....

 

스님이 되고..

군인이 되고..

신사가 되고..

거....지...가  되기도 한다.

 

지금 나는  어떤  옷을  입고 있는걸까.

 

산은  나에게....

철마다 옷갈아 입는 옷을 보여주지만......

 

나는  몇 년째...

옷갈아 입는 법을  잊어버린체 살고 있다.

 

오늘따라  그래서...

산이  더욱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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