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이야기/빈집의 낙서

햇살

이 강산 2009. 9. 13. 13:44

휴일...

이른아침...

 

누군가  눈을 간지르는 탓에  눈을 떴다.

오늘은  맘껏 늦잠을 자고 싶었는데  불청객으로 인해  잠에서 깨어나고 말았다.

 

햇살이다.

눈을 간지럽히며  아침잠을 깨어 놓은 건.....

어젯밤  한쪽으로  곱게 접혀진  커텐을  일부러  길게 늘여  창문을 훌쩍 덮어놓았는데

햇살은 미처 막아놓지 않은  작은 틈새로 스며들어  내 잠을 깨웠다.

 

벌떡 일어나  커텐을 제치고  창문을 열었다.

 

" 화아~"

 

오늘따라  눈에 들어오는 모든것이  나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청명한 하늘~

푸르른 산야~

유유한 흰구름 몇점~

 

아침이면  늘 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다.

 

햇살이다.

오늘 이처럼 더 감탄할 수 밖에 없는것은.....

 

눈부신 햇살...

그 찬란함으로 인해 차마  눈뜨고  볼수 없게 만드는  햇살이

가을의 산야를 만나  가을색물감으로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이런 날은  누군가 그립다.

꼭 누구여야 하는 얼굴이 아닌.....

흐릿하고

막연한 그리움이다.

 

길가의 산들거리는 코스모스꽃.

제철을 잃어 한 여름에도 피어나기도 한다지만

아직은  내 맘속에서 피는 유일한 가을꽃인 코스모스가

여러 빛으로  내 가슴속을 물들인다.

 

지금...

가슴속에 그리움을 안고  있을  누군가도

나처럼  곱게 마음속의 그림을 그릴것이다.

 

오늘...

세상이 밝다.

 

가슴속에 그리움이 하나가득한 사람에게도

서럽지 않을 날이 될수있는 것은

햇살이 눈부심때문이다.

 

내 마음속  그리움도

눈 부 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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