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이야기/단상.. 그 짧은 상념

바람부는 날

이 강산 2010. 4. 26. 18:47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 역시  바람이 제법 거셉니다.


낡은 창문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자꾸만
덜그덕 거리며  아우성칩니다.

 

어쩌면  가는 겨울이 아쉬워  엉엉 소리내어
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춘삼월 내리는 눈은 아무리 많이 내려도
하루햇살에 소리없이 스러지는게  계절의 이치인듯 ~~~


 한겨울에는  조금만 내려도  녹지않고  골목 골목 속썩이던 눈인데  엊그제  그 많은  눈으로
눈꽃을 피어냈던  춘설은  이제 어느 나뭇가지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눈이 스러지듯 ~
한줌 연기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진  스님이  평소 실천하며 살아온 삶처럼....

 

나도 ...
어느 이름모를 산으로 들어가
풀잎처럼 살고 싶습니다.

 

험하고 험한 세상  부대끼며 살다
온 몸이 ...
온 맘이...
갈갈이 찢기다  가느니
어느 산중에  작은 나무 하나 되어
별이랑  바람이랑  친구로 살다가
그냥  그대로  스러지고  싶기도 합니다.

 

해인수녀님이 그분에게 보낸 편지에
가슴이 슬퍼지는것은  어쩔수 없는  아픔인가 봅니다.

 

이렇게 바람부는 날이면..
발 닿는  어느곳  창가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취하고 싶습니다.
내  맞은편  의자에는  님이  앉아 있다면
더욱  좋을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겨울이 아쉽기는 해도
이제 정말  봄이 왔나봅니다.

 

나에게도....

 

'천우이야기 > 단상.. 그 짧은 상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도 난 너를 본다  (0) 2010.05.23
아카시아 꽃피는 날의 상념  (0) 2010.05.23
하염없는 비....|  (0) 2010.04.26
사자  (0) 2008.05.01
울고있던 여인  (0) 2007.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