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이젠 어깨가 쑤신다.
늘 맞고 지낼 때도 그렇지 않더니 ...
늙어서 그렇나?
아님 어제 그 놈땜에...?
내 나이 회갑이 다 되었다.
그런데도 찾아 오는 놈들이 있으니.. 정말 한심하다.
내게서 무얼 가져 가겠다고..
벌써 화산이니, 곤륜이니... 무당이니 하는 곳에서 최고라는 넘들이 다녀갔다.
십대문파라고 하는 넘들, 그렇게 할일이 없나?
편히 쉬게 좀 놔두지,..., 왜 그렇게 귀찮게 하는 건지..
어젠 사천에서 당문주라는 넘이 왔다.
자슥이 무에를 겨루러 왔슴 무기를 쓸것이지...
뭐? 자기는 독(毒)밖에 모르니 독으로 겨뤄야 한다고...?
아구구구 삭신이야...
독공으로 안되니, 독침으로...
급기야는 뭐 천년오공이니. 칠보추혼사니. 혈전갈이니...
별걸 다 던져대니 참 내 이짓도 못 할일이군
하도 끈질기게 비벼대서 막 화가 나서 동자배불을 쓰려는 순간에 자슥이 눈치는 있어서 냉큼
엎드 려서 하는 말이...
"시험해서 죄송하다고..?"
그게 말이나 되는 얘기야? 잠자는 사람 깨워서 맛도 없는거 먹게하고, 그것도 모자라 벌레들에게
물리게 하는 귀찮은 짓거리를 하게 하다니...
에이 하긴 나도 예전에 그랬으니 하면서 용서 해 주긴 했지만...
하루가 지났는데도 이렇게 간지러우니...
그딴 벌레 .. 다시는 물리지 않아야지.
난 나도 모르게...
그리고 언제 부터 인지도 모르게...
내가 강호 상에 배불무적(拜佛無敵)이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다는 것을 안다.
모두 나에게 왔다 간 넘들이 내 허락도 받지 않고 멋대로 부르는 이름이다.
그 사실을 난 소림의 장문인이라는 쭝이 왔을때 알았다.
내가 뭐 소림의 최고 어른이라나...
내가 우연히 만나 사부의 연을 맺은 그 스승이 소림의 전설이 된 혜가대사님이고,
그 분은 엉뚱해서 제자 한명 두지 않았는데 나를 제자로 받아 들였고, 내 가 스승으로 맞이했을때
이미 백오십이 넘은 노승이었데나 뭐라나...
참... 나를 찾아온 그 장문인이라는 넘...,
창피하게 나를 알다니...
그 넘이 나를 찝어던졌던 문지기 쭝들중 한 넘이었다니...
그 넘은 뭐 나를 사숙이라 부르며 아양떨긴 하는데... 난 뭐야, 에이 창피해...
이젠 나도 결투를 그만두고 어디론지 잠적해야 할것 같다.
마교교주라는 넘이 울며 오년 약속을 하고 재 결투를 해 달라며 기다려달라고 했을때
대답하지 않아 증말 다행이다.
안그러면 꼼짝없이 기다릴 뻔 했으니...
그리고 제자로 받아 달라고 오는 넘들도 ,
귀찮다.
자슥들...
그런 자질로 내 제자가 되겠다니...
어라?
이게 무슨 발걸음 소리지...? 한 백리쯤 떨어져 있군...
소리로 보아 다섯 넘인데..., 가만 뭐라 하는거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 제자가 될 수 있을거라고..?
천만에 이 넘들아 ... 너희들은 나를 보지도 못할걸..?
난 아직도 수련을 더 해야 한단 말이다.
그것도 나 혼자서 조용히 말이다
난 그렇게 중얼거리며 일어섰다.
이곳에 머문지도 십년이 지났다.
내가 이렇게 한 곳에 오래 머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왁자지껄...
시끌시끌....
이게 왠 소란이지...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잠시 잠이 들었던 나는 눈을 떴다.
'여기서 자는게 아닌데...'
제길 사람들이 너무 많군
한 두명만 되도 엄청 혼내주려 했는데...
내 나이 이제 이백살....
나도 많이 늙었다.
그래서 산을 나왔다.
우화등선하기 전에 잊고 있었던 사람들의 냄새를 맡고 싶어서...
강호에는 더 이상 나를 찾는 사람도 없다.
나를 기억 하는 사람도 없다
하긴 새까맣게 어린 넘들도 버얼써 한 줌 흙으로 돌아갔으니... 그럴만도 하지..
그런데 전설속에는 아직도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제법있다.
'배불무적' 이라는...
지금 넘들 입방아가 증말 무섭다.
뭐 만명이 넘는 일류무사들이 나를 협공했는데...
내가 손 한번 휘두르자 추풍낙엽처럼 날라갔단다.
에라이 바보들아 그시절 내가 그렇게 실력이 있었슴... 황제가 됬겠다.
물론 지금은 그 정도가 되겠지만 말이야...
그치만 난 지금 우화등선 할려고 하거든...
사람들은 내가 그런 생각으로 미소짓자... 황홀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어떤 넘은 아예 인사를 하는 넘도 있다.
내가 뭐 대웅전 안에서 천하를 오시하는 불존이라도 된단 말인가?
이젠 미소도 짓지 못하겠군
난 그런 생각을 하며 일어나 사방을 한번 둘러 보았다.
뭐가 그리 들 바쁜지 모두 잰걸음으로 정신없이 다니고들 있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지, 살아 볼만한 가치도 있고..."
서서히 걸음을 딛고았는 내게 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점소이에게 죽어라 맞으면서도 아득바득 대들고 있는 꼬마아이다.
난 그 앞으로 갔다.
말릴 생각은 없다.
한 시진은 대들며 맞고 있던 아이가 더 이상 못 버티겠던지 쓰러졌다.
눈을 부릎뜬체 말이다.
" 무공을 익혀 꼭 복수 하겠다."
이 말을 빼먹지도 않는다.
"이 놈 이대로 두면 무서운 살성이 되겠군..."
그래서 난 이 놈을 제자로 삼기로 했다.
참... 나는 백년 전 쯤 내 스승이 왜 나를 제자로 삼았는지 알고 있다.
난 천살성(天殺性)을 타고 난 것이다.
그런데 이 놈도....
아이가 정신을 차리자 난 물었다.
"무공을 익히겠느냐?"
몇년쯤 명문 도장들을 돌아다니며 제자가 되기위해 발버둥쳤던 아이는 너무나
기뻐했다. 자슥이...
그래서 아이와 나는 사제 지간이 되었다.
"넌 배불무적의 제자가 되는 것이다..."
난 나의 혼이 또 다른 세계로 빠져 나감을 느꼈다.
내가 살아왔던 시간들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어제 맞이했던 제자의 모습도...
난 내 스승이 나를 어루만진것 처럼 제자의 몸을 만졌다.
그리고 동자배불과 소면안공을 전수했다.
스승이 나를 만지며 주었던 그 기(氣)와 내 기(氣)가 있는 한 아이는 어떤 경우에도
죽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그 기를 깨닫고 스스로 일으키는 동안은 꽤나 고생하겠지.
이제 한 오십년 쯤 지나면 강호에는 새로운 신화가 깨어 날 것이다.
.......소면무적(笑面無敵)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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