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이야기/천우 사랑방

[스크랩] 공사대금 완불영수증 한장 쓰고, 이테잎 가져 가슈

이 강산 2008. 9. 4. 23:51
을씨년스런 가을비가 추적거리던 며칠전,
모처럼 나와 뚱띠쥔 단둘이 쐬주잔을 나누고 있는 새벽시간에
비에 흠씬 젖은 사십중반의 머리까진 사내가 들어왔다.
초췌한 몰골로 홀로 들어선 그는,
대뜸 우리자리로 와 털썩 주저앉아선
술냄새 잔뜩 풍겨가면서 신세한탄을 늘어놓았다.


그는 설비업을 하는 자영업자인데
얼마전 아산만근처에 모텔공사의 설비분야하청일을 해주고,
못받은 공사대금 이천여만원을 받으로 다녀오는 길이었단다.


건축업자가 짓는 건축물과는 달리
모텔을 직접 운영할 건축주부부가 짓는 거라
별걱정없이 외상공사에 임했지만,
결과적으론 건물이 완공되어 영업을 하고 있으면서도
차일피일 대금지급을 미루길래 대판지게 싸우려 내려갔더란다.


어스름저녁무렵에 모텔에 당도해보니
건축주남편은 부재중이었고 그 마누라가 응대를 하는데,
저녁이나 같이 먹자며 간 레스토랑에서
양식에다가 위스키를 시키더란다.


그녀는 대금지급지연에 대해
금전관리가 불철저한 남편탓이라고 욕을 실컷 해대더니,
술잔이 몇잔 오가고 나서부터는
남편과 살아온 과거를 터놓아가며 신세한탄을 시작하니..
때론 눈시울을 적시는 그녀의 모습에
울화로 들끓던 그 가슴에 야릇한 측은지심까지 일어
둘은 금방 의기투합,
노래방까지 가서 맘껏 소리치고, 부둥켜 안고 ... 놀았단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었던들 더이상의 문제는 없었겠지만...
술이나 깰겸 눈좀붙이고 가라는 주인마누라의 말에
별생각없이 모텔객실에 들어가 누웠는데,
그녀가 직접 담근 인삼주라며 술상을 또 들여오더란다.


해서 그는 기왕 망가진거 내일 올라올 요량으로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어느새 옷을 갈아입었는지
그녀의 깊게 패인 나시속으로 보이는 풍만한 젖무덤이
사람을 환장하게 하더란다.
게다가 무릎위까지 오는 스커트아래로 핑크빛 팬티까지 언뜻 비치니...


그는 더이상 참질 못하고
그녀를 침대에 뉘여버리고 말았단다.
....







주인마누라의 앙탈을 부리는 듯한 능숙한 기교로
굵고 짧은 일을 치루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잠시 눈을 붙이려는데,
그제서야 도착했다며 불러서 1층 관리실로 내려갔더니
주인남편이 말없이 비디오테잎을 틀어주더란다.
자신과 주인 마누라와의 정사실황을...


세상에나 기가 차게도..
성욕을 돋궈주는 기교로 여겼던 주인마누라의 앙탈이
그 테잎안에선 완강히 거부하는 처절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고,
자신은 그런 그녀를 완력으로 정복하는 강간범이 되어있더란다.


말없이 테잎을 다 보고 난 주인남편은
그 비디오 테잎과 영수증 한장을 꺼내놓더란다.


" 공사대금 완불영수증 한장 쓰고, 이테잎 가져 가슈 "


비참함과 울화...
자신에 대한 증오심에
치를 떨며 영수증에 사인하고 그 테잎을 갖고 나왔단다.
자신이 주연한 이천만원짜리 포르노테잎을...



" 에라이 썩어 문드러질 인간아.
저런넘의 거시기는 걍 콱 짤라 지나는 개한테나 줘야 혀...
안 그래 ?! "


어깨쭉찌 축처진 채,
어둠속으로 사라져간 그남자 등뒤로 내뱉는 뚱띠쥔의 비난이
추적거리는 가을비속에 처량하게 퍼져나갔다.
출처 : 공사대금 완불영수증 한장 쓰고, 이테잎 가져 가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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