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산 2007. 11. 14. 20:08

오늘~
아직 가을이라지만  이미 훌쩍 다가와버린 초겨울 !
왠지 몸을 움츠리게 하는 싸늘함.


이런 날은  너의 모습을 유난히도 많이 본다.

 

곱게 물든 단풍잎들은 이제 곧 낙엽이 되어 스러져가야 함이 싫은듯 

실바람에도  부스럭 소리를 내며  서러워한다.


가고 싶지 않는 길을  못내 떠나지 않으려하나  어쩔수 없어
등을 돌리는 이별처럼  ..

 

떠나는 모습을  좀더 아름답게 보이려는  간절한 속내로 
더욱 아름답게 빛나며 춤추는 한잎, 한잎...


바람에 마지못해 웃어대는 잎새들,  가지사이로  너의 모습을 본다.


시월이 가고 난  들녘은  황량하다
구월을 시작하며  환호하던  찬란한 나날.


홀로서서  움직일줄 모르는 허수아비를 비웃으며
탐스러운  모습으로 금빛을 뽐내던 수많은 모습들은
스러지고 사라져서 잿빛으로  스산한 울음을 토해낸다.

 

다들 그렇게 떠나버림을 홀로 지켜본  허수아비 하나


다 떠나버린 곳에 남아  혹시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못내 목빼어 기다리며  들녘을 지키고 서 있는  허수아비의
눈 속에서  너의 모습을 본다.

 

하늘을 본다
네가 그리우면  난 지금처럼 하늘을 본다.


하늘에서  늘 나를 보고 있는 너를 본다

 

밝은 햇살이 가득한 날  너의 모습은  눈이부시고
어떤 화가도 그리지 못할  구름그림들의 무한한
아름다운 사이에서도 네 모습은 단연 으뜸이다.


네 모습은 정말 많다.


요술쟁이도 아닌 네가  어디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공원의 빛바랜 벤치에 홀로 앉으면  어느새 옆에 앉아있는 너를 본다.


허름한  주택  닫아놓지 않는 낡은 대문 안에도 네가 있고
버스정류장에 서면  버스가 도착할 때 마다   네가  웃으며 내린다.

 

비오는 날의 울적함
눈오는 날의 설레임
바람부는 날의 쓸쓸함
별빛 가득한 날의 외로움도
너를 보는 순간  다 잊는다.

 

너 없는 날에  난  늘 하늘을 본다

지금도 난 하늘을 보고있다.

 

''''.